저는 16년 이상 변리사업에 종사해 왔습니다. 그동안 직접 출원한 상표권도 천여 건 이상에 달합니다.

그동안 저는 많은 고객분들을 만나면서, 상표권의 출원에 대한 사전 준비가 되지 않은 고객분들을 많이 만나왔습니다. 어쩌면 대부분이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은 상표권의 전문가가 아니고, 대부분의 시간에서는 상표권의 전문가일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가지 상황이 있습니다. 선행 상표에 대한 체크가 미진한 경우도 있고, 상표 출원을 미루다가 다른 사람이 먼저 등록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초기에 상표를 변경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미루다가 몇 년이 지나서야 많은 비용으로 상표권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상표권의 결정 단계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5가지로 추려보았습니다. 이것은 제가 생각하는 상표에 대한 최선의 사전 준비 작업입니다.

 

먼저, 상표를 정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5가지 조언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고민은 충분히, 결정과 출원은 신속히

  2. 상표의 출원 시기는 데드라인이 존재한다.

  3. 당신의 상표권이 거절될 수 있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

  4. 인터넷 검색을 고려한 상표를 출원하라.

  5.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유일성과 권리획득에 초점을 맞추어라.

 

1. 고민은 충분히, 결정과 출원은 신속히

여러분이 어떤 상표를 사업에 쓸 것인가는 많은 고민에 빠지게 되며, 이것은 사실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정말 다양한 방법의 네이밍 (*통상적으로 마케팅은 상표를 만드는 과정을 네이밍이라고 합니다.) 기법들이 있습니다. 많은 인문학적 분야가 그렇듯이, 이것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아닙니다.

여러분은 충분한 시간 동안 어떠한 상표를 사용할 것인지 고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 수십 년 이상 사용할 브랜드가 될 수 있기에,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을 오히려 추천하는 편입니다.

대신, 한번 이렇게 결정된 순간에는 상표권의 결정 이후 상표의 출원까지는 가급적이면 기간을 두지 않고, 바로 진행해야 합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것은 어떤 상표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그 즉시 상표 출원을 의뢰해야 합니다.

* 상표를 즉시 출원하지 않으면 생기는 현상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듯이, 상표출원은 다른 지재권과 마찬가지로, ‘선출원주의'(* 먼저 출원하는 자에게 권리를 부여한다.)라는 대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점은 상표권은 ‘유사범위’로 거절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내가 ‘ABC’라는 상표를 사용하는 것을 결정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이 그 사이에 ‘ABC’를 출원한 경우 상표권을 못 받게 될 뿐 아니라, ‘ABCs’, ‘1st ABC’, ‘BEST ABC’ 등 ‘ABC’와 유사한 다른 상표권을 출원하는 경우에도 내가 등록받을 수 없게 됩니다.

 

2. 상표권의 출원은 데드라인이 존재한다.

여러분이 최종적으로 상표권을 출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은, 해당 브랜드로 마케팅을 시작하는 시점 또는 마케팅과 관련된 비용을 집행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이 시점 이전에 상표권 출원이 완료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2가지의 관점에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여러분의 마케팅 활동이 제3자의 출원을 촉발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평소에도 ‘my ABC’라는 브랜드의 화장품을 만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여러분이 마케팅을 한 결과 SNS에서 ‘ABC’ 상표가 보입니다. 이 경우 제3자는 만일 등록되지 않았다면, 다행으로 생각하고, 그 사람은 재빨리 상표권을 출원합니다. 이것은 상표권을 도용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미루었던 어떤 사업적인 활동을 즉각적으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는 여러분이 고심해서 결정한 그 상표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사업의 마케팅에 소요되는 비용들은 상표가 변경되는 경우 ‘제로 상태’가 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ABC’라는 상표를 1년 동안 마케팅하였는데, 결국 이 상표권이 등록 받지 못하는 경우, 그 동안에 지불되었던 마케팅 비용 전체를 포기하고, 새로운 브랜드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각종 포장재, 간판, 설비 등 상표가 부착된 기자재 모두를 포기하고 교체하여야 할 수 있습니다.

 

3. 당신의 상표권이 거절될 수 있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

세상에 100%라는 것은 없습니다. 상표권이 어려운 것은, 심사관의 주관이 개입되며, ‘유사영역’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비단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사관의 입장에 따라 거절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합니다.

따라서 특허 사무소에서 ‘확실하지 않음’의 의견이 발생된다면, PLAN B를 함께 준비하거나, 이를 위한 2차적인 대비를 고려하여 상표 출원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2차적인 대비는 등록 과정의 불확실성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중요한 대비책이 될 수 있습니다.

 

4. 인터넷 검색을 고려한 상표를 출원하라.

상표법의 독립성에 따라, 다른 분야에서 동일한 2개의 상표권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BC’라는 상표가 ‘의류’에 등록되었다면, 같은 ‘ABC’ 상표를 화장품에도 등록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국가마다의 판단기준이 다르며, 앞서 설명한 ‘심사관의 주관성’에 의해 거절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든, 누군가가 다른 분야에서 ‘ABC’라는 상표를 제품에 사용하고 있는 경우, 후발주자인 당신의 상표에 대한 인터넷 상에서의 접근성은 매우 떨어 집니다. 법률적으로는 양 상표는 공존할 수 있으나, 여러분이 사용하는 인터넷은 단 하나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소비자가 ‘ABC’를 검색하면, 우리의 게시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회사의 제품이 소개됩니다.

출원 전에, 반드시 해당 상표를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는 것이 필요하고, 만일 어떤 제품이 검색되는 경우라면, 그 상표를 사용할 것인지의 여부를 한 번쯤은 재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5.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유일성과 권리획득에 초점을 맞추어라.

여러분은 ‘무신사’를 잘 알 것입니다. 2024년 기준 매출 1조를 앞두고 있고, 이미 이를 달성했을 수 있습니다. 이 상표의 의미는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입니다. 제가 무신사를 자주 언급하는 이유는 상표가 크게 매력적인 네이밍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사업은 어떤가요? 알려져 있듯이 온라인 카페로 시작하여 지금은 대한민국의 대표 패션 쇼핑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상표’는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는, ‘무신사’라는 의미가 매우 독특하기에 어떤 신선함을 제공하였을 수는 있습니다.

여러분이 좋은 의미와 트렌디한 네이밍으로 상표를 만드는 것을 모두들 선호하겠지만, ‘상표권으로 등록’할 수 있을 만큼의 ‘독특함’이나 ‘유일함’이 먼저인 것이지, 상표의 결정이 회사의 큰 부분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일 수 있습니다. 내가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탁월함이나 강점이 회사를 키우는 데에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물론, ‘브랜드를 통한 마케팅’이 중요한 영역이 있습니다. ‘패션’, ‘의류’, ‘화장품’ 등 소비재 영역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제품의 품질이나 명성이 결과적으로 브랜드력(力)을 상승시키는 것이지, 이름 자체의 힘은 이것과 동반되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아크테릭스(ARC’TERYX)의 명성은 네이밍의 특별함이 아니라, 제품의 품질에 대한 회사의 집착에서 태어납니다. 전자 제품의 애플(Apple)도,  가구의 이케아(IKEA)도 이름 자체가 사업을 돋보이게 하지는 않습니다.

 

상표권은 회사의 이름입니다. 여러분이 아이를 가지거나, 반려 동물을 들일 때에도 이름을 짓는 것처럼 우리의 제품이나 회사에는 반드시 상표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상표를 결정하기에 앞서, 이러한 5가지 조언들을 잘 고려하시어 상표권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이광재

변리사, 가치평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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